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3일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며 “이것은 정치공세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라 권력형 비리 진상규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이와관련, 한 핵심 당직자는 “전 신용보증기금 영동지점장 이운영씨가 당에 넘겨준 자료가 있다”며 “확인작업을 거쳐 곧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이씨는 당초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의 대출 압력 사실을 폭로하기 전에 우리 당에 기자회견 주선 요청을 했었다”며 “그러나 당이 나설 경우 본질이 흐려질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거절했고, 대신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았다”고 소개했다.
권철현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박장관의 사건관련 해명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대변인은 “박장관은 이씨와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씨가 5월6일, 8월30일, 8월31일 세차례에 걸쳐 보낸 경찰 고위간부 출신 메신저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권의 최고 실세가 약점을 잡히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권대변인은 “박장관은 ‘청와대 공보수석이 일개 지점장에게 전화했겠는가’라는 옹색한 변명을 하고 있지만, 금융 관계자들은 ‘청와대 수석이 일선 지점장에게 직접 전화하는 예가 허다하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정권의 힘으로 덮어질 수 없는 상황에 왔다”고 주장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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