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일 판문점을 통해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북한측에 인도한 것은 6·15선언이후 조성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한 상징적 화해기류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이들 장기수는 대부분이 빨치산 출신이거나, 혹은 과거 냉전시대에 공작원으로 남파돼 우리 체제의 전복을 기도했다가 붙들린 사람들이다.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을 인도함으로써 북측으로부터의 화답도 기대해 봄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날 주요 외신들도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한 집단이주를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큰 흐름’이라며 일제히 보도하고, 남북 화해무드가 점차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그동안 우리 사회 내부에서는 이들 비전향 장기수 문제의 해결방안을 둘러싸고 갈등양상이 있었다.
특히 보수계층의 사람들은 이들의 북한 인도를 반대했다. 명단이 확인된 사람만 수백 명이 되는 국군포로를 비롯, 납북자들이 억류돼 있는 엄연한 현실에서 우리만 성의를 보이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돌려보낸 조치를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들이 가족들과 만나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보람있게 보내게 되길 바란다. 남녘에서 보고 느낀 실상을 제대로 북측에 전달해서 통일을 앞당기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과거처럼 맹목적 체제선전의 도구가 되거나, 이념적 노예가 돼서는 곤란하다. 특히 남쪽에서 전한 납북자 가족들의 애끊는 사연들을 제대로 전달하는 전령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 본다.
이번 장기수 인도에 있어 북측이 우리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는 긍정적이다. 내친 김에 납북자나 국군포로 등 근원적 문제해결에도 성의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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