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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프라피룬' 왜 갈수록 세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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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프라피룬' 왜 갈수록 세졌나

입력
2000.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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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0㎙가 넘는 초강풍으로 한반도를 훑고 지나간 제12호 태풍 ‘프라피룬’의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해수면에서 증발하는 고온의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태풍은 대개 고위도로 향할수록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위력을 잃는다.

그러나 중심풍속 초속 20㎙로 탄생한 ‘프라피룬’은 북진하면서 오히려 힘이 세졌다. 1일 새벽 황해도 상륙 직전까지 중심 부근 풍속은 최강급인 초속 36㎙.

예상을 뛰어넘은 태풍의 행로를 놓고 기상청도 원인분석에 분주하다. 가장 유력한 설명은 한반도를 둘러싼 중위도 해역의 고수온 현상 때문이라는 것.

‘1998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이상 기상 현상’이라는 설명만 붙어있을 뿐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 고수온대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올 7월 들어 평년보다 2∼3도씩 올라가는 등 눈에 띄게 강화됐다. 결국 태풍의 에너지원이 됐다는 얘기다.

또 다른 분석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축 때문이라는 설. 올들어 대륙고기압에 밀려 한반도 남쪽과 동해쪽으로 상당히 처져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남쪽에서 올라오는 ‘프라피룬’에 고온다습한 수증기를 불어넣었다는 얘기다.

기상청 관계자는 “결국 한반도 주변의 이상 기상이 태풍을 기형적으로 키워놓은 꼴”이라며 “앞으로 발생하는 태풍도 프라피룬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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