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의 박재규(朴在圭) 남측 수석대표는 31일 밤 심야열차를 타고 함경북도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찾아가 면담했다.남북회담 도중 남측대표가 북측 최고지도자를 만나기 위해 지방까지 내려간 것을 지극히 이례적이다. 김위원장은 함북 동해안 지방에서 현지 지도중이었다.
박수석대표는 31일 밤 10시50분 서 훈 통일부국장만을 대동한 채 숙소인 고려호텔을 은밀히 빠져나가 평양역에 도착했다.
당초 박수석대표는 오후 5시 비행기편으로 현지에 가려 했으나 악천후 때문에 야간열차를 이용했다. 열차에는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가 동석했다.
김비서는 귀로에도 박수석대표와 동행했다. 7시간을 달려 현지에 도착한 박수석대표는 1일 오전 3시간 가량 김위원장과 면담했다. 박수석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북 식량지원 및 군사신뢰구축, 이산가족 서신교환 문제 등 핵심 사항을 놓고 담판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최근 잇단 자연재해로 인한 식량난을 거론하며 북에 대한 식량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오후 평양으로 돌아온 박수석대표는 “노력한 만큼 잘됐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양측은 오후 7시30분께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박수석대표와 김위원장이 담판을 통해 합의한 사항에 버티기를 시도하는 바람에 진통을 겪다 서명은 밤 10시께야 이뤄질 수 있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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