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동향이 여간 심상치 않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국내 공공요금의 인상러시 등 각종 인플레 요인이 물가를 크게 자극하는 상황이다.8월중 소비자 물가가 전달보다 0.8% 오르는 등 물가 오름세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이는 최근 10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에 국한한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데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들어 2·4분기 이후 물가상승률이 추가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것 같다는데 있다. 물가구성비에 절대적 비율을 차지하는 유가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지난달 물가 급등에도 유가와 관련 원자재 가격 요인이 가장 컸다.
국내 도입량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중동 두바이산 유가는 지난달 배럴당 29달러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두배 이상 오른 셈이다.
고유가 행진은 세계적으로 구조적인 현상이어서 쉽게 진정될 기미가 아니다. 머지않아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할지도 모른다는 아찔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물가 인상 요인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달들어 수도권 지하철 요금이 20% 올랐고 의보수가도 대폭 인상됐다.
전기요금, 지방의 시내버스 요금 등 그동안 억눌려 있던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도 이미 예고되어 있다. 농산물 가격도 최근 유해 수입산 파동과 수해로 인한 작물피해, 추석 성수기 등으로 수급 불균형이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인상러시가 국민 저변의 인플레 심리를 자극할 것이 무엇보다도 걱정이다.
우리 경제는 현재 실물과 금융의 이중 불안으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가 가세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구조조정의 중단은 물론이고 고물가_저성장이란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우려된다. 정부는 여전히 올해 물가목표(2.5%) 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연초에 정부가 세운 국제유가 전망과 경상수지 목표도 한참 빗나가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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