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최고위원이 30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뒤 “당의 중심에 서겠다”고 말한 ‘중심론’이 은근한 파장을 낳고 있다.권위원은 그 의미를 묻는 질문에 세 차례나 “당의 원로로서 모든 일에 주된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로 거듭 ‘중심론’을 강조했다.
그동안 고문 또는 상임고문 등으로 주로 막후 정치를 해 온 그가 전면에 복귀한 이상 이제는 공식적으로 당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당헌상 대표 최고위원이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중 연장자 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하게 돼 있는 규정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12명의 최고위원중 서영훈 대표 다음의 연장자는 권위원이다.
권위원의 ‘중심론’에서는 또 다른 측면도 감지된다. 권위원의 한 측근은 31일 “곧 권위원과 한화갑 최고위원 및 김옥두 사무총장이 만나 (동교동의 재결속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는 ‘동교동 3인방’이 만나는 모양새를 통해 권위원이 ‘동교동 좌장’임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노림수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권위원의 의도에 대해선 “현실감이 결여된 얘기”라는 반응도 만만치가 않다.
어떤 위치에 있든 상관없이 막강한 입김을 행사해 온 권위원이 지명직으로 동생뻘인 한위원과 나란히 최고위원단에 합류한 것 자체가 자신감의 상실이라고 보는 관측도 있다.
또 막후 정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권위원의 말은 곧 대통령의 메시지이고 권위원의 힘은 대통령에게서 나온다”는 통상적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는 데 이제는 막후 정치가 설 땅을 잃었다는 측면도 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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