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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장기수 김중종씨 '우리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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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향장기수 김중종씨 '우리말' 연구

입력
2000.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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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북으로 가게 되는 비전향 장기수가 20여년동안 '우리말' 을 연구한 책을 발간했다.^1961년 간첩으로 남파됐다 체포된 후 1989년까지 28년 동안 복역했던 김중종(金中鐘 74)씨. 그가 펴낸 '옛말로 풀어 읽은 우리 이름, 우리문화'(지식산업사) 는 우리 말글의 어원을 찾아 연결고리를 밝힌 노작이다.

"한자에 뒤덮히는 바람에 우리 말글의 본래 소리와 의미가 엄청나게 왜곡돼 고대문화 자체가 망각되고 말았다. 옛말을 복원해 문화의 뿌리와 역사를 재조명하겠다는 일념으로 썼다"

'서울'에서 울은 '우리'(봉우리)에서 나왔고, '서'는 '올라서다'에서 따온 것으로 '봉우리에 올라서다'는 의미라고 한다.

'아버지'에서 '지'는 옛 공동체 생활에서 가부장적 통제자를 높여 부르는 말인 '쥐'가 속화되어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아버지란 말 자체가 높임말로 '님'으로 바꾸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덧붙였다.

말의 본래 뜻만을 밝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한자로 표기되고 있는 지명이나 이름의 본래 소리와 뜻을 밝혀 잘못 전승된 뜻을 바로 잡고 있다.

지리산(智異山)의 본래 우리 소리는 '달룰뫼'로 '높은 곳에서 누르다'는 뜻이라고 한다. "한자는 애초에 음을 빌리기 위해 사용됐던 것이다. 한자 밑에 숨은 본래 우리말의 소리와 뜻을 되찾으면 고대문화와 역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옛말의 복원을 통해 한국고대사를 다시 쓰겠다는 포부다. 나이는 적다고 할 수 없지만, 야심은 청년도 따르기 힘들 것 같았다.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눈빛이 또렷해 보였다.

그가 우리말글과 역사의 연구에 정진하게 된 계기가 기구한 역사를 닮았다.

1977년 석방을 눈앞에 두고 사회보안법이 제정되는 보안감호소에 재수감되고 말았다. 못 나갈 바에야 공부나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남한에 계셨던 부친이 '삼국유사'를 주면서 역사 공부를 하라고 권했다고 한다.

6.25때 월북했던 그에게 부인과 2남 2녀의 가족이 북에 있다. 이번 책으로 북에서 학위를 받겠다는 그는, 앞으로 계속해서 남한의 지식산업사를 통해 책을 낼 계획이다.

북송 비전향 장기수가 남북문화교류의 고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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