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DDT 사용을 둘러싸고 선진국 환경운동가들과 아프리카 국가들간의 설전이 치열하다.디클로로 디페닐 트리클로로 에탄의 약자인 DDT는 유기 할로겐 화합물의 합성 살충제로 중추 신경계를 공격하는 가장 강력한 살충제중 하나.
DDT는1940년대부터 사용돼 왔으며 현재까지 수백만톤 이상이 전세계에 뿌려졌다.
DDT는 살충효과가 뛰어나지만 곤충과 토양속에 오랜기간 축적됨으로 먹이사슬을 타고 조류와 물고기까지 오염시킬뿐 아니라 인간의 면역기능과 뇌기능 저하를 야기한다.
희귀조류인 대머리 독수리가 DDT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있고 심지어 살포지역에서 수천㎞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북극곰까지 성분이 검출될 정도로 독성과 지속성이 강하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사용을 금지해 왔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을 비롯한 단체들과 환경운동가들은 한발 더 나아가 전세계적인 사용금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3월 독일 본에서 열린 회의에서 DDT 사용금지를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말라리아 모기박멸을 위해 대량의 DDT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를 배부른 선진국들의 현실을 도외시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이들 국가들은 “선진국들이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DDT사용을 금지시킨다면 우리는 그 대가로 매년 수만명의 목숨을 바쳐야 할 것”이라고 항변한다.
대표적 후진국형 질병인 말라리아는 아프리카 지역에선 어린이, 노약자의 가장 큰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이디오피아에서는 매년 수백만명이 말라리아에 걸려 이중 16만명이 사망하며, 매 20초당 한명꼴의 어린이가 말라리아에 감염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빈약한 의료시설로 인해 치료보다는 예방에 힘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며 싸고 효과 좋은 DDT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다.
환경론자들은 특수화학성분의 모기장이나 환경친화성 살충제를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마저 비용문제로 인해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말라리아 새 치료법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의 과학자들이 말라리아 원충의 인체 감염경로 분석 및 치료방법에 대한 보고서를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 31일자에 발표, 말라리아 치료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세포인 말라리아 원충은 인체 적혈구에 침입한 지 2일 내에 원래 크기의 몇배로 급속도로 자란 뒤 20∼30개의 새로운 원충으로 분열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원충은 이처럼 놀라운 속도로 자라기 위해 감염된 혈구 밖에서 엄청난 양의 영양분을 흡수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정상적 혈구 내의 통로들은 다량의 영양분을 공급하기 충분할 정도로 크지 않다는데 주목했다.
호주 분자생물학자 키랜 커크는 이같은 통로가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을 위한 “매력적인 목표”가 되고 있다며 신약은 이같은 통로를 봉쇄, 원충을 인체 침투 초기단계에서 아사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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