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한국종금이 31일 최종부도 처리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3개월 영업정지를 받았다.30일 조흥은행에 돌아온 141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한국종금은 이날도 결제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
금감위는 이날 위원들의 서면결의를 통해 11월말까지 3개월간 임원들의 직무정지와 함께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금감위는 한국종금에 대한 실사를 벌인 뒤 완전 감자와 함께 공적자금을 투입, 예금보험공사 자회사에 편입시킨다는 방침이다.
중앙종금도 이날로 예정됐던 500억원의 증자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증자일을 9월31일로 늦추기로 했다.
한국종금 최종부도, 중앙종금 증자 무산 등으로 근근히 명맥을 유지해왔던 종금업계가 사실상 해체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종금의 경우 3개월의 영업정지를 거쳐 예금보험공사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이 거의 확정된 상태. 대주주가 증자에 나선다는 한가닥 희망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최대주주인 하나은행측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은 희박하다.
중앙종금은 향후 증자 가능성에 따라 처리방향이 결정되지만 종금업계는 그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제주은행 합병 발표 무산, 메디슨을 통한 증자 무산에 이어 또 다시 암코 등을 통한 500억원의 증자가 무산되는 등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영남종금이 예보 자회사로 영업을 재개했으며 외자유치가 무산된 한스종금도 영업정지기간이 끝나면 예보 자회사에 편입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정상영업이 가능한 종금사는 동양, 리젠트, 한불, 금호, 울산 등 5개에 불과한 실정. 예보 자회사로 편입되는 종금사도 ‘국영 종금사’라는 꼬리표를 달고 영업을 하게되지만 조만간 증권사 등에 합병되거나 투자은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 30개에 달하던 종금사가 불과 2년반 사이에 거의 ‘전멸’한 셈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종금사의 업무 영역은 이미 다른 금융기관에 다 빼앗겼기 때문에 독자 생존이 힘든 상태”라며 “현재 정상영업이 가능한 다른 종금사들도 합병 등의 자구책이 마련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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