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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구前장관, 서울대교수로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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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구前장관, 서울대교수로 새출발

입력
2000.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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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강의, 대통령보고보다 더 긴장"1998년초 IMF외환위기때 뉴욕 외채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정덕구(鄭德龜)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서울대 교수로 변신, 31일 첫 강의를 했다.(사진) 서울대가 본교 출신도 아닌 고려대 출신의 전직 관료를, 그것도 논문심사권까지 주어진 정교수로 임명한 것은 처음이다.

그가 이날 서울대 국제지역원 강의실에서 22명의 대학원생을 상대로 영어로 진행한 강의는 ‘한국 경제의 국제화 전략과 정책 선택.

정 전장관은 이날 1990년대 세계화 추세속에서 우리 정부의 불가피했던 선택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과 금융시장 개방, 한미간 무역마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등을 경험을 들어 생생하게 설명했다. 강의 준비를 위해 친분있던 뉴욕 국제금융 관계자들을 다시 만났고 스탠포드대와 버클리대에서 자료를 수집해 300페이지에 이르는 교재도 직접 만들기도 했다.

그는 관료시절 외국 대표들과 만나 한국식 정서를 순발력있게 영어로 표현할 수 있었던 몇 안되는 관료중 한 사람이었다. 제갈공명의 적벽대전(赤壁大戰)을 즉석에서 번역해 대우문제를 설명하기도 했고, 협상이 불리하다 싶을 때는 ‘송장 만지고 살인범 된다’는 속담으로 ‘으름장’을 놓은 것도 유명한 일화다.

정 전장관은 “30년만에 직업을 바꾼 탓도 있겠지만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눈을 보니까 하나라도 제대로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통령 업무보고보다 더 긴장됐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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