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당 개편작업이 전당대회가 끝나자 없던 일(?)로 돼가는 분위기다. 윤철상 사무부총장의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관련 파문으로 불거졌던 당 쇄신론도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김옥두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3역은 확실히 유임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기타 당 8역 및 중·하위 당직자들도 대체로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3역에 대한 재신임 절차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당 내부에 흐르는 기류는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당 개편작업은 최고위원 선출로 끝내야 한다고 보는 측은 “급격한 변동은 당의 안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섣불리 주요 당직을 교체하면 한창 독이 올라 있는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준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의 총체적인 탈바꿈을 외쳤던 진영에선 “이번에 실기하면 당이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더 이상 오지 않을 수도 있고 개혁완수 및 정권 재창출에도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들은 또 “모처럼 성공적인 전당대회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는데 여기서 주저앉으면 그야말로 용두사미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당 개편작업을 둘러싼 이같은 명분 다툼 및 힘겨루기 양상은 당내 실세인 권노갑 한화갑 최고위원, 즉 ‘양갑(兩甲)’의 정국돌파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즉 ‘새 술은 새 부대에’를 주장하는 한위원측과 ‘구관이 명관’임을 강조하는 권위원측이 다시 격돌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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