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다이애나를 죽였는가?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 지하도에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와 함께 자동차 사고로 숨진 정부(情夫) 도디 파예드의 아버지 모하메드 알 파예드가 사고 3주기를 맞은 31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진상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상은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 국방부, 법무부 등으로, “두 사람의 살해음모 은폐에 관련된 비밀기록을 공개하라” 는 게 요지.
특히 NSA는 다이애나와 도디에 관한 1,00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아직 갖고 있으며, 영국의 대외정보를 관장하는 MI6와 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게 파예드의 주장이다.
사고발생 직후 온갖 음모설이 난무했던 이 문제가 미 정부를 상대로 한 법정소송으로까지 불거진 것은 3년간의 자체조사 결과, 음모설을 불식시키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정황때문이다.
파예드는 소장에서 “위성망을 통해 다이애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 온 NSA가 MI6와의 협조아래 다이애나의 전화 대화를 녹취했으며, 단순 자동차 사고로 위장하는데 미 정보기관들이 간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NSA의 한 고위관리는 1998년 “다이애나의 대화를 도청한 적이 있으나, 이는 ‘우연하고 일시적인’것이었다” 고 시인,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
파예드는 또 기자회견장에서 둘과 함께 숨진 운전사 앙리 폴의 사고 직전 비디오 화면을 보여준 뒤 폴은 당시 멀쩡했으며, 알콜과 약물이 섞여 있었다는 혈액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파예드가 소유하고 있는 영국 런던 해로즈 백화점의 전 보안담당 책임자였던 존 맥나마라는 이날 “CIA 요원 1명,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2명이 이 사건에 배당됐다”고 주장하고, “영국 정부로선 검게 그을린 피부에 곱습머리를 한 이집트인이 다이애나와 결혼해 장차 영국왕이 될 왕세자의 계부가 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파예드의 소장내용에 대해 CIA는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했고, NSA 상급기관인 미 국방부도 “파예드의 슬픔을 이해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한 아무런 기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9월 “운전사 폴이 음주 및 약물복용 상태에서 과속으로 운전한 것이 사고원인”이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으나, 파예드측은 이에 불복, 항소했다.
영국 친(親) 왕실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이날 “파예드의 소송제기는 자신의 허황한 음모론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는 시도에 불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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