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4시간 뉴스채널인 CNN 방송이 최근 시청률이 하락하는 등 ‘뉴스왕국’의 이미지에 위기감을 느끼자 주요 간부를 해고하는 등 경영 혁신에 나섰다.CNN 뉴스그룹은 30일 미국 국내 뉴스 총책임자 릭 카플란을 해임시켰다. ABC 방송국에서 오랜 프로듀서생활을 거쳐 1997년 스카우트된 카플란은 미국의 방송대상인 에미상 34회 수상에 빛나는 베테랑 방송인. 심층기사를 장기시리즈 등 뉴스매거진 형식의 보도물 제작, 유명해진 그는 방송사의 최대 이벤트라 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쫓겨났다.
CNN의 사정은 그만큼 다급했다. 카플란의 취임 초기인 1997년 평균 시청자수는 46만 3,000명. 그러나 올 2·4분기에는 28만 8,000명으로 그 수가 줄었다. 같은 기간중 황금시간대 시청률은 무려 47%나 내려갔는데 올해 숫자는 1988년 이래 최저치다. 모기업인 타임워너가 아메리카 온라인과의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위기 상황이 닥치자 CNN은 ‘뉴스스탠드’등에서 거대제작비를 투입해 실패를 거둔 바 있는 카플란을 서둘러 해임하는 등 경영 대수술에 나선 것이다.
CNN은 이날 터너방송국(TBSI) 사장이었던 필립 켄트를 새 사장 겸 경영책임자로, 국제뉴스 담당인 이슨 조던을 뉴스담당 최고경영자(CE0)로 임명하는 등 인사를 단행했다.
90년대초 걸프전을 계기로 도약했던 CNN은 시청률 하락이 장기간 지속해서 보도되는 긴급뉴스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CNN의 입지를 좁히고 있는 MSNBC, 폭스 뉴스 등의 성장 를 예로들며 새로운 뉴스 환경에 CNN이 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최근 속속 등장하는 각 지방의 24시간 뉴스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뉴스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CNN이 다른 뉴스네트워크와 협력체제를 만들어 전문화된 포맷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j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