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 31일 4개월여만에 첫 당무회의를 열고 당무위원 전원의 사표를 받아내는 등 뒤늦게나마 체제 개편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총선에서 참패한 뒤 원외 당무위원 등의 ‘성토‘가 두려워 당무회의를 차일피일 미뤘던 당 지도부로서는 회의를 연 것 자체가 상당한 결심이었다.회의는 예상대로 김종호 총재대행을 앞세운 지도부의 땜질 식 당 운영에 대한 원외 중진들의 볼멘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영수 위원은 당직 사퇴서를 내라는 주문에 “총선 후 첫 회의랍시고 열어 놓고 사표를 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청을 높였다.
김대행은 그러나 “당의 일신을 위해 사퇴서를 내는 게 좋지 않느냐”며 바람을 잡은 권해옥 위원의 지원 발언을 업고 당직 사퇴안을 서둘러 의결했다.
당무 위원들로서는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 추궁조차 변변히 해 보지 못하고 사표 제출을 강요당한 셈. 당 총재인 이한동 총리는 이들을 달래려는 듯 취임 후 처음으로 당무위원 전원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불러 오찬을 냈다.
자민련은 이달 초 사무총장 등 당 3역과 대변인을 전원 교체하는 대대적인 내부 정비를 한 뒤 5일 김대행의 기자회견으로 새출발을 선언할 예정이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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