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방문 이틀째인 남측대표단은 30일 북측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회담하고 자투리 시간을 내 평양시를 관광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저녁에는 양만길 평양시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 북측관계자들과 밤 늦도록 술잔을 부딪치며 우의를 다졌다.○…첫 회담은 오전 10시 박재규 수석대표 등 남측 대표단과 전금진 단장 등 북측 대표단이 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 110호실에 들어서면서 막이 올랐다. 양측 대표단은 한 달전 서울에서 어울린데 이어 29일에도 공연관람, 만찬 등 많은 시간을 함께 한 탓인지 회담의 분위기 또한 친목모임 못지않게 화기애애했다.
박 수석대표는 회담 시작에 앞서 “3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단장 선생을 세차례 만나다 보니 우정이 깊어짐을 느낀다”며“ 자꾸 올수록 거리는 가깝게, 만날수록 우정이 두터워짐을 새삼 절감한다"고 전 단장에 대한 친밀감을 나타냈다.
특히 박 수석대표가 “1차 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대화를 하자”고 말하자 전 단장도 “소리도 커야할 것 아니냐”고 화답했다. 전단장은 “통일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 나가야지 답보나 후퇴는 안된다”며 “한꺼번에 될 수는 없지만 평양에 오셨으니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 대표단은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통일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주장을 폈는데 전 단장은 구체적 여론조사 수치까지 인용하며 ‘통일맞이론’을 전개했다.
전단장은 “(남북 정상의) 역사적 상봉 이후 남쪽에서 남북관계가 성공적이라는 견해가 82.7%에 달하고, 이산가족 상봉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76%나 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남측 기준으로 보면 최고의 지지율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수석대표도 이에 “남측 여론은 실제로 통일이 10~15년 앞당겨졌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수긍했다.
○…박 수석대표와 전 단장은 1시간 15분만에 오전 회담을 끝낸 뒤 승용차를 함께 타고 남측 숙소인 고려호텔로 돌아와 1시간 가까이 단독접촉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오전 회담 때 양측이 기조연설을 통해 밝힌 입장을 주제로 우선적으로 합의할 사안 등을 집중 협의했다.
양측은 오전 회담과 두 대표의 단독접촉에서 발표문에 담을 합의사항 등 골격은 대부분 마무리한 듯 오후회담은 예정된 3시 보다 늦게 시작,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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