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출신의 김군자(金君子·75)할머니가 30일 “고아들의 학업을 위해 써달라”며 전재산 5,000만원을 최근 창립된 ‘아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朴相增 참여연대 공동대표)에 기탁했다.김할머니는 “정부 생계보조비와 옥수수농사로 번 돈 등을 안쓰고 모은 것”이라며 “아이들이 불행한 환경을 딛고 일어서 이 사회에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원 평창 출생인 김할머니는 열일곱살때 심부름 가던 길에 일본군에 끌려가 3년동안 중국의 일본군 부대에서 고통을 겪었다.
경기 광주 ‘나눔의 집’(원장 혜진·慧眞스님)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할머니는 아직도 위안부 생활의 후유증으로 매일매일 약으로 연명하고 있다. 김할머니는 “이제 삶을 정리할 때가 온 것 같다”면서 “나와 같은 처지인 고아들을 위한 ‘유산’으로 생각해 달라”고 덧붙였다.
혜진(慧眞)스님은 “할머니의 선행이 우리 사회의 기부·유산문화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재단’의 박이사장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할머니의 돈으로 고아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글=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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