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로케에 10억원의 제작비를 뿌리는 등, 스케일 뿐 아니라 월남전 전우회의 항의 등으로 앨범출시 전부터 구설수에 올랐던 조성모 3집 ‘아시나요’ 의 뮤직비디오가 본격적 시비의 도마에 올랐다.29일 선 보인 뮤직비디오의 주요 내용은 월남전을 배경으로 한 러브스토리다.
월남에 파견된 수색대원들은 베트콩의 집요한 공격에 연일 후퇴를 번복하다 장렬히 전사한다.
주인공 조성모와 베트남 여인 양민아의 애틋한 눈길이 이어지다 양민아가 베트콩의 총에 맞아 죽고, 그녀를 붙들고 오열하던 조성모마저 베트콩들에 둘러싸여 생을 마감하게 된다.
백마부대 견장을 달고 전사하는 스토리에 대해 군에서 정식으로 항의 공문을 보내왔고 이날 시사회도 군부대 내에서 가질 것을 주장하는 등 마찰이 있었다.
음악과 영상을 결합하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김세훈감독의 작품답게 뮤직비디오 자체는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의 분위기와 곡의 섬세함을 동시에 살린 수작이다.
전우회의 반발을 고려한 듯 마지막에 ‘승자도 패자도 없는 이 전쟁에 참전 전우회의 명예는 남아있지 않다.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을 것이며 이 뮤직비디오를 평화의 전사들에게 헌정한다’는 자막을 달았다.
김 감독은 “조성모의 뮤직비디오에서 늘 그려왔던 벼랑끝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일 뿐이며 전쟁 부분은 그 사랑의 절박함을 이야기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백마부대 견장은 절대 특별한 목적이 없었으며 소대원 전멸이라는 상황도 드라마의 극적인 연출을 위한 것일 뿐” 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우회 측은 표현에 별다른 의도가 없었음은 이해하지만 상업적인 목적으로 월남전을 이용했다는 게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중앙회장 황병철씨는 “제작진 중 보훈병원에 가 본 사람이 있는지, 이런 주제라면 적어도 우리와 한번쯤은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 고 말했다.
왜 하필 월남전을 소재로 했는가에 대해‘국민적 인기를 얻는 조성모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잊혀져 가는 전쟁의 고통을 전달하고 젊은 생명의 희생정신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고 제작사인 GM기획은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 배경 그림으로서의 전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논리로 보인다. 끝 자막이 어색해 보이는것도 그래서이다.
김세훈 감독의 말처럼 이 작품에서 월남전은 단순히 장치이다.
해외 로케의 이국적 풍경을 담을 수 있고 용맹성의 상징인 백마부대가 출전하는 등 월남전은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소재일 뿐이다.
작품성이나 음악성과는 별도로 조성모의 ‘아시나요’뮤직비디오는 화제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CD와 묶어 판매되는 이 뮤직비디오는 9월초 발표할 3집의 목표량인 300만장 판매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뮤직비디오의 선정성이 섹스와 폭력을 넘어 다른 차원으로 확대되면서 빚어진 사건이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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