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본격적인 태풍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가뭄 해갈에 도움을 주고 물러났던 그동안의 ‘효자태풍’과는 다른 초대형 태풍 ‘프라피룬’이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 태풍은 초속 15㎙의 강풍이 부는 영향반경이 무려 700여㎞에 달해 올들어 발생한 것중 가장 규모가 크다.6~7월 우리나라를 찾았던 4호 태풍 ‘카이탁’이나 6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 반경이 200㎞ 남짓이었음을 상기하면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기상청은 “프라피룬은 세계기상기구(WMO) 분류상 2번째 강도인 ‘강한열대폭풍(STS)’”이라면서 “서해를 따라 북상하기만 해도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풍이 중국내륙을 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우리나라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북상시기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축 주기가 공교롭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생겨난 기압계의 골을 파고들며 진로를 돌렸다는 설명이다.
결국 우리나라에 직접 상륙할지 여부도 결국 남쪽 고기압 세력의 변화에 달려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의 위축이 빨라질 경우 프라피룬은 북동쪽으로 방향을 계속 틀며 서해안에 상륙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태풍은 또 볼라벤이나 카이탁과는 달리 많은 비구름대를 동반한 ‘습한 태풍’이다. 강한 습기를 우리나라에 풀어놓을 경우 수확을 앞둔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서해안의 경우 31일~9월2일은 천문조에 의한 조고가 높은 시기여서 ‘엎친데 덮친격’의 침수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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