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부장검사)는 30일 해태그룹 박건배(朴健培) 전 회장이 회사연수원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대금 중 수십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박 전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검찰은 박 전 회장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이르면 3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해태그룹 부도 직후인 1997년 12월 경기 광주군에 있는 연수원을 다른 H그룹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대금 190억원을 건물가격 171억원, 가구대금 19억원으로 나눠 책정한 뒤 이중 가구대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있다. 그는 또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지않은 위장 계열사로부터 거액을 받아 활동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가구 납품업체인 한씨네텍 대표 한모(55)씨가 박 전 회장과 짜고 가구대금을 부풀려 19억원을 빼돌린 뒤 박 전 회장측으로부터 사례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 한씨에 대해서도 배임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박 전 회장은 그러나 “계약 내용도 잘 알지 못하며, 연수원 매각대금을 빼돌린 적도 없다”고 혐의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날 소환한 박인배(朴仁培) 전 해태제과 건설사업본부 사장의 경우 연수원 매각과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귀가시켰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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