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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장기 기증 권장

입력
2000.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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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9일 장기 기증은 권장할 만한 일이나 인간 복제는 도덕적으로 절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혀, 최근 급격히 진보하고 있는 의학 분야에 도덕적 지침을 제시했다.장기 이식에 대한 교황의 지지 표명은 부활에 대비해 시신을 온전하게 보존해야 한다는 종교적 관념때문에 장기 이식이나 화장에 부정적이었던 세계 10억 가톨릭 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로마 근교에서 장기이식전문가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장기이식협회 국제회의 초청연설을 통해 “장기이식은 과학의 인간에 대한 봉사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이라며 높이 평가하고 그 기준을 조목조목 밝혔다. 교황은 우선 장기 이식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간에 합의가 있어야 하며, 장기를 적출하기 전에 사망 여부를 분명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누가 장기를 먼저 기증받을 것이냐는 당사자의 나이, 성별, 인종, 종교, 사회적 지위, 사회에의 공헌도 같은 기준이 아니라 오로지 의학적 요인에 의해서만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 매매에 대해서는 “장기를 상품화하거나 교환 또는 거래할 수 있는 물건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며 반대했다.

교황은 최근 영국과 미국에서 시도되고 있는 인간 배아 세포 복제 연구에 대해서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교황은 “이식용 장기를 얻기 위한 인간 복제는 목적이 아무리 선하다 해도 인간 배아를 조작, 파괴한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교황은 의학계가 인간 배아 세포를 연구하는 대신 지난 25년간 해왔던 것처럼 성인의 간세포를 허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의 이날 발언은 결혼한 부부의 성행위만이 인간 생명을 창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허용된 것이라는 가톨릭 교회의 입장에 기초해 최근의 의학 분야의 발전에 대해 보기 드물게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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