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때 마다 더욱 진전해 통일의 섬 기슭에 닿도록 합시다.”29일 평양에서 시작된 2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북측 대표단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남측대표단을 함박웃음 속에 뜨겁게 껴안는 모습으로 2박3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서울에서 1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열린지 한달만이다.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회담대표와 공동취재단 등 남측 일행 35명은 오전 11시7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김포공항을 출발, 50여분만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1차 회담 때 북한대표단 멤버였던 김영신 문화성 부상, 유영성 교육성 국장, 량태현 내각사무국 참사를 비롯, 40여명이 나와 “반갑다”“보고 싶었다”며 남측대표단을 맞았다.
박 수석대표는 공항에서 있은 10여분간의 환영행사에서 도착성명을 발표, “남측 대표단을 따뜻하게 맞이해 준 북녘동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1차 회담에서와 같이 양측 대표들이 서로 양보와 협조, 합리적 자세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협의한다면 이번 평양회담에서도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측대표단은 낮 12시50분께 고려호텔에 도착, 미리 나와있던 북측단장인 전금진(全今鎭) 내각책임참사의 영접을 받은 뒤 짐을 풀었다. 호텔 입구에서 서로의 건강을 물으며 한달만에 재회한 박 수석대표와 전 단장은 바로 2층 면담실로 자리를 옮겨 10여분간 환담했다.
전 단장이 “아침 일찍 출발해 피곤하겠다”고 인사하자 박 수석대표는 “이번이 세번째 평양방문인데 자주 오다 보니 마치 서울에서 제주도로 가는 기분”이라며 화답했다.
두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1차 회담 때는 과거 대화의 타성에서 벗어나 허심탄회한 대화로 2박3일만에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는데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좋은 결과를 내놓자”며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를 부추겼다.
한편 남측대표단은 이날 오후에는 인민문화궁전에 마련된 회담장을 둘러보고 평양대극장에서 우리 민족의 풍속을 안무한 ‘계절의 노래’라는 무용극을 관람했다. 양측대표단은 이어 저녁에는 홍내각총리가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하는 등 공식회담이 없는 첫 날의 여유를 만끽했다.
○…한편 북측은 10명으로 구성된 공동취재단에 조선일보 기자가 1명 있었음에도 종전처럼 입북을 거부하는 등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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