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나친 간섭 때문에 못 살겠다.”외환 딜러들이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에 항의하며 사실상 ‘태업’에 돌입, 외환거래 규모가 평소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고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시장기능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외환 딜러들은 25일부터 정부의 과도한 시장간섭에 반발, 기업의 실수요거래를 제외한 투기적 외환거래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은 23일 20억1,580만달러에서 25일 4억1,320만달러로 급감했으며 28일에도 6억8,181만달러에 그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24일 1,114.60원에서 28일 1,111.80원, 29일 1,110.60원 등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정부 개입으로 환율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크게 버는 것은 없고 오히려 손해만 볼 확률이 높다”며 “딜러들이 모여서 잠시 휴지기를 가져보자고 결의한 것일 뿐 태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딜러는 “자칫 시장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만큼 정부의 개입이 완화돼야 한다”며 “일단 30일께부터 다시 정상적인 거래를 하면서 정부의 반응을 지켜본 뒤 다시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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