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터프한 이미지가 사라지고 화사한 감성시대가 만개하고 있다.권위적 시대에 힘과 터프함 등 남성성으로 시선을 붙잡았던 스타는 이제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듯하다.
대신 시청자 중 특히 여성은 남성에게서 강인함보다는 부드러움과 귀여움, 유머, 달콤함을 기대하고 있다.
영화배우 유지태, 가수 조성모가 각광받는 것도 같은 이유다.
9월 14일 첫 방송될 SBS 미니시리즈 ‘줄리엣의 남자’의 주연을 맡을 차태현(24)도 그러.하다.
거부인 사채업자의 손자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조부가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바람에 거지 신세가 돼 백화점 여사장의 등을 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도움을 주는 역이다.
그 역할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며 떠나는 애인에 눈물을 흘리는 휴대폰 광고의 젊은 남자 이미지와 여인에게 감정을 숨기고 다른 사람과의 사랑을 도와주는 ‘사랑해! 당신을’의 대학생 역 등 그 동안 맡았던 배역의 연장선 위에 있다.
“나의 캐릭터는 코믹함의 정도는 다르지만 늘 여성에게 많은 배려를 하는 따스한 역이었다.”연기 패턴도 마찬가지다.
튀려고 안감힘을 쓰는 신세대 스타와 차별된다. “상대를 돋보이게 하려고 자신을 죽이고 연기의 강약을 조절한다”는 그의 말처럼 차태현의 상대역은 대부분 인기를 얻었다.
휴대폰 광고의 김민희, ‘해피투게더’의 전지현,‘햇빛 속으로’의 김현주 김하늘 등.
차태현은 이웃처럼 평범한 외모와 분위기를 지녔다. 그의 캐릭터도 시청자들이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게 한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차태현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그를 좋아하는 듯하다. “중년 여인들은 귀여운 아들 같다고 하고 동년배들은 연인같다는 말을 많이 한다.”
대중의 기호와 취향은 끊임없이 변한다. 반복되는 이미지에 쉽게 식상해 한다. 그래서 6개월 짜리 냄비 스타가 양산된다.
지난 96년 KBS 슈퍼탤런트대회로 데뷔한 차태현은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사랑해! 당신을’이후 6개월만에 출연하는 ‘줄리엣의 남자’에서 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본격적 주연으로 나서게 되니 부담이 큽니다. 기존의 가벼움과 귀여움이라는 캐릭터에서 탈피해 장기풍 역에선 삶의 진정성이 묻어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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