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와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대결.’ 9월 25일 시드니 슈퍼돔에서 열리는 체조 평행봉서 맞대결을 펼칠 이주형(28·대구은행)과 알렉세이 본다렌코(22)를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한국체조 사상 최초로 올림픽금메달을 안겨줄 기대주로 꼽히는 이주형이 평행봉 하나만은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고, 러시아의 ‘원더보이’ 본다렌코는 종합우승은 물론 다관왕을 목표로 하는 ‘만능플레이어’이기때문이다.
그러나 ‘평행봉의 전문가’인 이주형도 본다렌코가 있기에 금메달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주형은 지난해 최고의 해를 보냈다. 10월 중국 톈진세계선수권대회와 한달 뒤 월드컵대회(독일 슈투트가르트) 평행봉에서 연거푸 우승했다.
스물일곱‘늦깍이’로 평행봉의 1인자로 떠올라 시드니올림픽 체조 평행봉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내로라하는 강호들이 즐비한 세계체조계에선 기량차가 워낙 작아 미미한 실수 하나에도 메달색깔이 바뀐다.
그중에서도 ‘소수점 두번째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할 선수가 바로 본다렌코. 특히 둘은 지난해 두 차례 맞대결서 1승1패를 기록했다. 부산서 열린 삼부파이낸스컵에선 이주형이 9.650을 기록한 본다렌코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세계선수권서는 0.025 앞선 기록으로 우승, 빚을 갚았다.
상식적으로 올라운드플레이어가 스페셜리스트를 당해낼 수 없다. 그러나 만약 두 선수의 결선성적이 동점일 경우 예선 종합성적으로 순위를 가리기 때문에 종합성적서 본다렌코에 뒤지는 이주형이 불리하다.
두 선수의 바이오리듬은 9월25일에 맞춰져 있다. 최고의 기술인 ‘모리스에 파이크(뒤로 두바퀴 돌아 몸을 봉에 걸치는 기술)’와 안정된 착지를 자랑하는 두 선수의 진검승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러시아의 체조스타 알렉세이 네모프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꼽히는 본다렌코는 올림픽이 첫 출전이지만 최근 푸틴대통령이 금메달을 딸 경우 높은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약속, 그 어느 때보다 사기가 충천해 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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