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들이 에러를 하든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주지 못하든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묵묵히 경기에만 열중하는 투수.지난 봄 노히트 노런과 현역 최다승을 따낸 다음 인터뷰에서 “개인기록보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안타깝다”는 맏형다운 모습을 보인 선수. 바로 선수협의회 ‘회장님’ 송진우(34)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운동신경을 가진 송진우는 좋은 투수이기도 하지만 타격감각도 일품이었다. 어깨가 좋지 않았을 때는 타자로의 전향도 고려했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그는 선수협의회 문제로 동계훈련과 스프링트레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올 시즌이 무척 버거울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세간의 우려를 말끔히 씻고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12승2패로 다승 5위, 방어율 3.63으로 9위, 승률도 0.85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송진우가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제1탄은 5월18일 광주에서 해태를 상대로 6-0으로 승리하면서 정규시즌 10번째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물론 호수비로 뒷받침해준 동료들의 공도 있었지만 내용에서도 6탈삼진, 3사사구로 아주 좋았다.
제2탄은 팀이 연패(連敗)에 빠져 있을 때마다 그 고리를 끊어 준 것이다. 6월2일 SK전에서 7연패로 고전중이던 팀을 구해낸 것을 비롯, 올 시즌 네 차례나 팀을 연패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제3탄은 19년 한국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강철(삼성)과 함께 현역 최다승(133승) 기록을 달리고 있는 그는 선동렬이 보유하고 있는 프로야구 최다승 기록인 146승을 내년 시즌에는 무난히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송진우는 160승 이상을 꼭 채운 뒤 은퇴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자유계약신분인데도 한화에서 시작해 은퇴도 한화에서 하겠다며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는 의리파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을 익히 알고 있는 구단주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이 한화주식 1,000주를 송진우에게 줬을 정도. 팀의 기둥으로 맹활약중인 그는 시드니올림픽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송진우가 오래도록 현역으로 남아 후배들의 귀감이 되면서 맹활약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인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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