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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힘 모아도 부족한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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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힘 모아도 부족한 때에…"

입력
2000.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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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윤철상(尹鐵相) 의원의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발언’ 파문에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국정 2기를 맞아 내각이 심기일전의 자세를 가다듬고 있는 마당에 웬 날벼락이냐”고 한 목소리로 개탄했다.청와대는 “윤의원이 동료 의원들의 추궁을 피하기 위해 과장해서 답한 실언으로 실체가 없지 않느냐”고 파문의 진정을 시도했다.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 등은 “민주당이 선관위에 압력을 행사했다면 민주당 의원만 4명이 걸리고 야당 의원은 한 명도 걸리지 않는 상황이 생기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윤의원 발언 파문만이 아니고 송 자(宋 梓) 교육부장관의 주식투자 문제,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까지 겹쳐 터진 데 대해서는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는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어설프게 대응하다가 지난해 ‘옷로비 사건’처럼 크게 곤욕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청와대는 무엇보다도 윤의원의 발언 파문으로 국정 2기의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남북관계의 중대한 일정들이 줄줄이 놓여있고 간단치 않은 개혁과제들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파문의 수습에 여권의 힘이 소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곤혹스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책임이 있는 곳에 빨리 조치를 취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당 지도부의 전면 개편론이다. 윤의원 발언이 실언이고 법적인 책임은 없지만 파문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결코 적지 않기 때문에 지도부가 물러나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중진들마저 이전투구를 벌이자 “차제에 당을 확실히 정비, 집권여당의 면모와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는 개편론이 힘을 더 받고 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상황을 자초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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