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회보험노조(옛 지역의보노조) 파업으로 시작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업무파행사태가 28일로 석달째를 맞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오리무중이다.33년만에 의료보험에서 변신한 ‘국민건강보험’은 자취를 찾기 힘들게됐고, 의보통합으로 기대를 한껏 부풀린 민원인들은 불편과 불만의 목소리만 쏟아내고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노사는 지리한 줄다리기에 매달려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고있다.
겉도는 노사 “노조가 백기를 드는 날에 공단이 정상화 할 것입니다.”(공단 고위 관계자), “100명이 넘는 ‘동지’들이 쫓겨났는데 더이상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절대로 물러서지 않습니다.”(사회보험노조 관계자)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로 6월28일부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 노사는 만난적이 없다. 노조는 박태영 이사장 퇴진을, 사측은 대국민사과와 무조건 파업철회 요구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다.
취임 12일만에 노조원으로부터 뺨을 얻어맞는 등 ‘수모’를 당한 박이사장은 공·사석에서 이번 기회에 노조를 잡지 못하면 영원히 노조에 끌려갈 것이라고 단언할 정도다.
박이사장은 7월이후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무려 466명의 노조원을 파면 등 징계하거나 직위해제했다. 노조도 갈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이다. 이근우 정책국장은 “사측이 노조원의 업무복귀를 막는 한 대화도, 사태해결도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업 장기화 후유증 파업이 3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업무파행도 더욱 악화하고있다. 사측은 공단 전체 노조원의 70%에 육박하는 사회보험노조원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위해 1,000여명에 가까운 대체인력을 민원 현장에 투입했지만 의료보험증 갱신 등 기본적인 업무처리만 이루어지고있다.
자격관리, 의료기관 급여 이의신청, 독촉고지서 발송, 주소변경 처리 등의 업무는 파행을 거듭하고있다. 공단 관계자는 “민원처리도 문제지만 연일 계속되는 야근 등 격무로 간부들과 비노조원들도 지칠대로 지친 상태”라고 전했다.
해결방법은 현재로서는 사태해결이 난망하다. 다만 노조지도부가 추석전 사태해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타협점을 찾을 지 주목된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가 파업을 풀더라도 ‘무노동 무임금’을 철저히 적용하고 파업주동자에 대한 사후구제조치를 완전 배제키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조홍준 울산의대교수는 “노사는 무조건 대화를 재개하고 노조원들은 업무에 복귀해야 사태가 수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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