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추석 물가 심상찮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추석 물가 심상찮다

입력
2000.08.29 00:00
0 0

28일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슈퍼매장을 찾은 주부 최모(36·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매장 진열대에 붙은 농수산물 가격표에 입이 딱 벌어졌다. 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보통크기 배 한개 값은 무려 6,000원. 최씨는 지난주만 해도 1,500원 정도면 한단을 살 수 있었던 파가 2,200원으로 오른 것을 보곤 아예 쇼핑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올라도 너무 오른다 추석 물가대란이 엄습하고 있다. 엿새째 계속된 집중호우로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와중에 31일부터 폭우가 다시 내리고, 추석(9월12일)도 과실이 영글기 전에 찾아와 올 추석은 ‘가장 값비싼 명절’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집중호우로 남해안에는 수산물에 치명적인 적조가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중국수산물 납파동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어 추석을 앞둔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농수산물가격은 이미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8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낙찰된 주요 농산물과 수산물 가격은 지난주에 비해 20~160%나 올랐다. 21일 4㎏ 한상자에 1만2,000원이었던 상추(상품기준)는 1만6,000원까지 올라 33% 상승했다. 특히 지난주 6,500원이었던 가시오이(상)는 1만7,000원으로 무려 2.6배로 뛰었다.

수산물도 마찬가지. 맛조개의 경우 3㎏ 한상자 기준으로 지난주에 6,500원이던 것이 8,250원으로 26%나 상승했다. 6㎏한상자에 2만7,000원이었던 삼치는 3만3,500원으로, 1㎏에 2만6,000원이었던 자연산 활 도다리는 3만500원으로 올랐다. 그나마 소비자들이 시중에서 구입하는 농수산물 가격은 낙찰가보다 20~30%가 높아 낙찰가격은 ‘그림의 떡’인 실정이다.

물가 상승 이제부터 시작 농수산물 가격의 급등세는 계속된 집중호우로 농작물이 큰 피해를 보면서 산지 출하작업이 부진, 도매시장으로 반입되는 농수산물이 크게 줄었기 때문. 방학이 끝나면서 학교 급식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일부 도매상이 추석을 겨냥해 사재기에 나서 가격 폭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물가상승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이다. 인터넷 과일배달 전문회사인 ‘과일나라’ 이광신(李珖信) 대리는 “추석이 워낙 빨리 찾아와 추석 전에 햇과일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 부사 같은 사과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며 “과일가격이 어느 정도 오를지 도저히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사과는 지난 5년간 평균가격보다 20% 이상 높게 팔리고 있고, 그나마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사과는 어른 주먹보다도 훨씬 작은 파란사과뿐이다.

한편 농수산물공사측은 “현재의 폭등세는 폭우의 영향이 크다”며 “산지 출하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다소나마 가격이 안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밝혀 일말의 희망은 남겨 놓고 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