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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관계 해결사 고노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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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관계 해결사 고노장관

입력
2000.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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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 외무장관이 28일 3박 4일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5월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의 방일에 대한 답방이나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양국 관계의 틈을 메우려는 발걸음이어서 주목된다.고노 장관은 27일 NHK의 ‘일요토론’에서 “양국 관계가 겉으로는 대단히 좋지만 한꺼풀 벗기면 어려움이 많다”며 “일본에는 중국에 대한 불신감이 있고 중국에도 일본에 대한 불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중국에 대한 불신감은 남중국해에서 활발해 지고 있는 중국 해양조사선의 활동에서 비롯한다. 중일간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은 일본측이 양국간 중간선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측은 오키나와(沖繩) 근해의 대륙붕까지를 주장,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일본이 주장하는 EEZ내에서 중국이 해양조사에 나선 예는 1997년 4건에서 98년 14건, 99년 30건으로 늘었고 올들어 19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올들어 중국의 해양조사 활동은 양국간 EEZ 경계가 확정된 해역에까지 미쳐 7월 이후의 7건이 모두 오키나와 이시가키(石垣)섬이나 단조(男女)군도 남쪽 등에서 행해졌다.

중국 해군 함정이 일본 근해에 수시로 나타나고 있는 것과 함께 일본의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위’일 가능성이 높아 일본측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노 장관은 이와관련, 중국측에 자제와 사전 통고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비공식·잠정적 합의였던 사전 통고를 공식화하겠다는 뜻이다. 또 중국측이 냉담한 반응을 보일 경우 모종의 대응을 보일 것이라는 자세도 내비쳤다.

반면 중국의 일본에 대한 불신감은 ‘역사 인식’에 집중돼 있다. 1998년 11월 방일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일본의 역사 인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3월 전인대(全人代)에서 “극우세력이 중일관계를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중 비난 여론을 부추겨 온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東京)지사 등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최근 9월로 예정된 모리타 하지메(森田一) 운수성 장관의 방문을 거부한 것도 야스쿠니(靖國)신사를 공식 참배한 그에 대한 불쾌감의 표현이었다. 이를 두고 자민당내의 반중 여론이 고조, 대중 정부개발원조(ODA) 중단론 등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고노 장관은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이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밝힌 1995년 ‘무라야마(村山) 담화’에서 변화가 없음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측의 이같은 입장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朱 총리의 방일을 앞두고 양국관계를 의식한 유화적 제스처로 분석된다.

황영식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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