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영화의 흐름을 찾아서’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5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30일부터 9월9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개막한다.
프랑스 칸, 독일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영화제는 ‘도전과 변혁’ 을 화두로 삼는다.
베를린이 영화의 정치사회성에 비중을 두고, 칸이 예술성을 존중한다면 베니스는 이탈리아 영화의 전통인 사실주의에 바탕을 두면서도 독특한 표현과 주제를 담은 제3세계 영화에 주목한다.
이번 영화제에 참가하는 우리 영화는 3편이다. 임권택 감독의‘씨받이’ (1987년)와 지난해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에 이어 김기덕 감독의 ‘섬’이 이번 장편 경쟁부문에 올랐다.
사랑이 곧 몸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남자 이야기인 하기호의 ‘내사랑 십자 드라이버’ 와 파락한 중년의 자화상인 이상열의 ‘자화상 2000’ 도 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지난해 파격적인 성(性)을 소재로 한 영화가 주류를 이뤄 ‘리비도 인 리도’(Libido in Lido·성욕 속의 리도섬)’ 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베니스는 올해도 성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번에 참가하는 한국영화들 역시 성과 욕망과 육체를 연결시킨 작품들이다.
개막작으로는 배우 출신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스페이스 카우보이’ , 폐막작으로는 토니 갓리프 감독의 프랑스·스페인 합작 뮤지컬 ‘벵고’ 가 상영된다.
아시아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도 베니스영화제의 특징이다. 올해 19편의 장편경쟁작 중 4편이나 된다. ‘섬’ 외에도 홍콩 프루트 첸 감독의 ‘두리안 두리안’ , 인도 부다뎁 다스굽타 감독의 ‘우타라’ , 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서클’ 이 수상을 노린다.
베니스영화제는 지난해 중국 장이모의‘책상서랍 속의 동화’ 와 장웬의 ‘17년’ 에 황금사자상과 감독상을, 이란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바람이 우리를 데려가리’ 에 심사위원상을 안겨 아시아영화를 인정했다.
유럽 거장들의 거장들의 작품으로는 영국 셀리 포터의 ‘우는 남자’ , 이탈리아 가브리엘 살바토레의 ‘이빨들’ , 포르투갈 마놀드 올리비에라의 ‘팔라브라 에 유토피아’ 등이 있다.
해리슨 포드, 클린트 이스트우드, 샤론 스톤, 미셸 파이퍼, 조니 뎁, 하비 키이텔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대거 영화제에 참가할 예정이다.
심사위원장은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의 체코 출신 미국 감독 밀로스 포먼이 맡았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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