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육상 100m 그리스 모린_아토 볼든의 대결만큼 관심을 끄는 종목이 있다면 바로 수영의 잉게 드 브루인(네덜란드)_제니 톰슨(미국)의 한판 승부이다.세계 최고의 인어자리를 놓고 벌이는 이들 27세 동갑내기의 라이벌전 덕에 벌써부터 30만원(455 호주달러)에 이르는 시드니 아쿠아틱센터 1등석은 동이 나 버렸다. 이들의 대결은 자유형 100m, 접영 100m에서 이뤄진다.
톰슨은 이미 두차례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낸 스타. 92년 바르셀로나 자유형 100m서 은메달에 머문 아쉬움을 자유형 400m 계영과 400m혼계영에서 따낸 금으로 달랬다.
4년 뒤 애틀랜타에 대표선발전에서는 개인종목에서 모조리 탈락한 충격을 딛고 자유형 400m, 800m계영에다 400m혼계영까지 금 3개를 보탰다.
여자수영선수로는 88년 크리스틴 오토(독일·6개)에 이어 최다금메달 2위기록. 하지만 그의 꿈은 개인종목의 금메달이었다. 미친듯이 훈련한 결과 지난해 환태평양대회 접영 100㎙서 57초88로 18년 묵은 세계기록을 깨뜨리고 우승하면서 톰슨의 꿈은 가시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96년 은퇴했다가 2년 전 복귀한 무명 드 브루인이 나타나면서 불확실해졌다. 96년 올림픽때는 대표팀에서 탈락했고 92년 바르셀로나에서도 겨우 8강수준이었던 브루인이 지난 5월 말부터 불과 2개월사이 6개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자유형 50m,100m 접영 50m,100m등 4종목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이다. 더구나 드 브루인은 톰슨이 가까스로 깨뜨렸던 접영 100m세계기록은 1초 가까이 단축시켰다.
드 브루인은 약물복용 의혹에 시달릴 때 마다“금메달 따고 싶어 수영장으로 돌아왔다”며 “모든 것을 잊고 동물처럼 훈련에 매달렸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톰슨도 “친구들이 훈련에 미쳤다고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맞섰다. 0.01초가 아쉬운 단거리 종목 선수라 전신수영복을 애용하는 공통점도 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이 불운의 톰슨 편에 설지 신데렐라 드 브루인을 응원할 지는 두고볼 수 밖에 없다.
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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