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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특정 소재 벗어나야 '성공'

입력
2000.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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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방송가에는 10여개의 시트콤이 쏟아졌다. 방송사 (KBS ‘멋진 친구들’), 벤처기업인(SBS ‘돈.COM’), 금강산유람선 (KBS ‘사랑의 유람선’)등 소재를 특화하여 일반적인 청춘물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시도했다.하지만 MBC ‘세 친구’와 SBS‘순풍산부인과’만이 시청률 20%이상의 성과를 올렸고 나머지 시트콤은 5~ 10%의 부진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KBS 일일시트콤‘멋진 친구들’이 뒤늦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도 3~ 4% 나 더 올랐고 ‘재미있어졌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멋진 친구들’의 호전은 방영시간대가 SBS‘순풍산부인과’와 정면승부를 할 수 있는 9시 20분대로 옮긴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방송사’라는 특정 소재가 갖는 제약을 벗어난 때문이다.

초기 KBS에서 사내 소재공모를 하는 등 나름대로 ‘방송사’라는 색깔을 유지하려 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김석윤 PD는 “연예인 섭외과정, 녹화테이프가 지워지는 사고등 PD가 겪는 고충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주 2회 정도 들어가던 방송 제작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1회 정도로 줄이고 대신 남희석과 윤해영의 사내연애, 임현식의 가정이야기 등 일반적인 시트콤의 소재로 영역을 확대했다.

반면 ‘유람선’이라는 공간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한정될 수 밖에 없는 주말시트콤‘사랑의 유람선’은 5%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다 결국 주 1회로 축소되었고, 벤처기업을 소재로 한 SBS ‘돈.COM’은 7월 말로 조기 종영됐다.

‘순풍 산부인과’에 산부인과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처럼, 특정 직업군을 소재로 하더라도 그 공간은 극적 재미를 위한 세트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KBS 경명철 예능국장은 “잘 알지도 못하는 특정 직업군의 이야기를 깊이 다루는 것은 방송가에서 금기사항”이라며 “결국 사람사는 이야기를 얼마나 맛깔나게 풀어 나가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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