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 급등이 나라 경제 전체의 주름살로 나타나고 있다.당장 내달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소비자가격이 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조짐이다. 25일 국내 정유사들이 추정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유가 인상요인은 ℓ당 30~40원선.
이를 그대로 가격에 반영할 경우 현재 ℓ당 1,299원∼1,302원인 휘발유 가격은 1,330원대를 넘어서게 된다.
그간 가격 인상요인을 소비자가격에 100% 전가하지 못했다는 정유업계는 하반기에도 유가 안정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내달 휘발유의 경우 ℓ당 최소 20원 내외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석유제품 가격인상을 추진중인 정부가 유류탄력세율을 적용해 인상요인을 흡수해 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소비자유가 인상은 대중교통과 전력 수도 목욕료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
상반기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각각 0.7%포인트와 2.25%포인트 오르는 등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지만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의 소비자물가 3% 억제선도 위협받게 될 전망이다.
유가 상승은 수입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끌어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지난달 원재료가격이 전월비 3.1%가 올라 6월의 6.5%에 이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상반기 수입물가는 지난해 동기비 10.4%가 뛰었다.
무역수지도 위태롭다. 올해 정부목표는 최소 100억달러 흑자. 하지만 올들어 지난달까지 원유 수입액은 14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이미 두 배이상 늘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유가 1달러 인상시 수출은 1억달러 감소하고 수입은 9억달러 늘어 10억달러 적자요인이 발생한다.
지난해에 비해 10달러 가까이 오른 원유수입가를 이 공식에 단순 대입하면 100억달러 가까운 적자요인을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고유가추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 수정목표도 결코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KIEP)은 최근 97억달러 흑자를 전망했고 민간연구기관은 더욱 비관적인 수치를 내놓고 있다.
수출업계도 채산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수출단가에 원재료비 등 생산비용을 그대로 전가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확보를 위해 상당수 업종이 본전수출 혹은 적자수출까지 감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사정은 생산비용 가운데 원유비중이 절대적인 정유, 유화업계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한국은행은 최근 유가 25% 인상시 제조업체 경상이익률이 0.5%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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