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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기관 "쌈짓돈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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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기관 "쌈짓돈 잡자"

입력
2000.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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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들이 장악한 ‘쌈짓돈’시장을 공격하라.”국내 금융기관의 격전장인 소매금융시장에 외국계 금융기관이 침입, 선진 금융기법과 글로벌 네트워크, 낮은 조달금리 등을 무기로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하며 시장을 휘젓고 있다.

반란의 선봉은 영국계 HSBC.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영업에 주력했던 이 은행은 4월 ‘HSBC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며 소매금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최장 만기가 30년인 이 상품의 금리는 연 8.5%로 자금조달비용이 높은 국내 시중은행으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

이어 지난달에는 외국계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종합과세를 대비한 분리과세형 상품인 ‘금관정기예금’을 출시했다. 현재 금리가 연 7.9%로 연 7.0~7.3% 수준인 국내 은행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HSBC는 또 9월 한달동안 예치기간이 1~3개월인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존금리보다 0.3~0.6%포인트 높은 연 6~7%의 금리를 제공한다.

외국계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국내 소매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해 왔던 씨티은행도 HSBC의 약진에 맞불을 놓았다. 4월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 사용대금의 일부만 상환하면 계속 사용이 가능한 ‘리볼빙카드’를 선보인데 이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HSBC와 동일한 연 8.5%로 낮췄다.

또 지금까지 국내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시했던 씨티정기예금의 금리도 최근 연 8%로 상향조정하고, 다음달에는 HSBC 분당점과 맞설 수 있는 지점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외국계 보험사들도 소매금융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알리안츠 제일생명은 보험업계 최저인 연 8.8%의 금리를 적용하는 아파트담보대출을 9월까지 한시 판매하며, 리젠트가 인수한 해동화재는 기존 자동차보험보다 8% 가량 저렴한 인터넷 자동차보험 상품을 내놓았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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