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계열분리심사가 시작된 24일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정몽구(鄭夢九·MK)회장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5월말 ‘3부자 퇴진’발표 이후 줄곧 흔들리던 입지가 이번 현대사태 해결로 더욱 탄탄하게 굳어졌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실제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계열분리된 현대차가 엄청난 수익을 내는 이상 누구도 부실경영을 이유로 정회장의 사퇴를 거론할 명분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정세영(鄭世永) 전회장(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물러난 이후 정세영 회장 쪽 인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올 초까지 조직과 인사가 흔들리는 등 시련을 겪어왔다.
그러나 올들어 두차례 겪은 ‘왕자의 난’이 오히려 전화위복이돼 “현대차와 MK를 살리자”는 취지의 결속력이 강해졌다는 게 대부분의 평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도 “MK가 현대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어수선하던 회사 분위기를 수습했다”며 “MK의 대차대조표를 흑자로 돌리는 데는 참모들의 ‘친MK 여론몰이’가 가장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MK진영은 왕회장의 지분 매입자에 대한 탐문 수위는 낮추는 대신 계열분리의 상징성과 현대차부문 이미지 제고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누가 매입했건 왕회장 쪽 지분은 이미 흩어졌고 앞으로 경영권 방어도 자신이 있다”며 “공정위의 계열분리 승인이 나오면 분위기 쇄신을 위해 다양한 방안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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