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재즈 피아니스트 자크(Jacques Loussier) 트리오가 그 동안 남겨둔 바흐의‘골트베르크 변주곡’에 도전했다. 이를 기념하여 첫 내한 공연까지 펼친다. 음반과 공연 비디오 등 라이센스물을 통해 그들의 음악에 익숙해져 온 팬들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올해는 바흐가 세상을 뜬 지 250년, 루시에가 ‘재즈와 바흐 음악의 만남’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트리오 ‘플레이 바흐’를 결성한 지 40년이 되는 해여서 의미가 한층 새롭다.
루시에가 드럼과 베이스 반주로 ‘골트베르크 변주곡’의 녹음을 완료한 것은 지난 99년 10월이다. 2분 안팎의 아름다운 테마에 무려 30개의 변주 선율을 구사, 18세기 바로크 음악이 줄 수 있는 가능성의 최대치를 구현해 보인 걸작이다.
각각의 변주곡에 스윙 라틴 등 각양각색으로 재즈의 옷을 입혀, 사상 최초로 탄생한 완벽한 재즈 버전이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인텔리 흡혈마 렉터 박사가 감방에서 잠을 청하며 듣는 음악으로 나오기도 했던 음악이다. 연주 시간 51분 44초(텔락).
1955년 23세의 패기 넘치는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생기 넘치는 재해석을 계기로 봇물처럼 터져 나온 음반에는 실내악, 오케스트라 등 편성을 달리 시도하거나, 비틀스의 작품 선율과 결합하는 등 변주에 다른 해석이 덧 씌워졌다.
특히 재즈 피아니스트 존 루이스가 클래식 뮤지션인 아내 머자나 루이스와 함께 이 곡을 클래식과 재즈로 번갈아 연주했던 ‘체스 게임’은 이번 작품의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올해 66세. 파리 음악원에서 엄격한 클래식 교육을 마쳤으나, 샹송 가수 반주자의 길을 택했던 루시에는 ‘플레이 바흐’라는 재즈 트리오를 결성했다. 재즈와 클래식의 결합을 목표로 미국 재즈 캄보 MJQ를 중심으로 시도돼 오던 ‘제3의 물결’이 프랑스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는 “클래식 밖에 몰랐던 내게 존 루이스의 재즈는 하나의 계시였다”고 말한다.
신보 출반과 내한 공연을 계기로 객석, CD 가이드, MM 재즈 등 국내 클래식_재즈 관련 전문지들은 플레이 바흐 트리오를 10월호 특집으로 게재할 예정이다.
공연은 10월 29일 오후 3시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 루시에는 현재 라이프치히 등에서 바흐 페스티벌 순회 공연 중이다. 공연은 10월 29일 오후 3시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비롯, ‘G 선상의 아리아’등 히트곡을 들려 준다. (02)599_5743.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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