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 수석대표인 정태화(鄭泰和) 대사는 이날 회담을 마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식민지 통치를 비판하는 일장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을 끝낸 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기자들의 질문에는 응하지 않았다.다음은 발언 요지.
“일본은 반세기에 걸친 일본 군국주의 행위에 대해 사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의 담화문을 사죄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라야마 담화가 가장 진전된 내용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과거 보상에 대해 일본측은 재산 청구권 방식을 제안했다. 우리는 이 방식이 제국주의 식민통치를 정당화하는 부당한 방법이라고 거부했다. 일본은 요구할 권리가 없다. 과거 청산에 관한 한 철저하고 납득할 만한 공정한 보상이 양국 관계의 기본이다.
문화재 보상 요구에 대해 일본은 정당한 경로로 들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이 아니다. 어떻게 주인보다 더 많은 문화재를 가질 수 있는가. 일본은 왕궁을 그대로 옮겨 고향에 박물관을 만드려 했고 왕릉을 파괴하고 부장품을 약탈했다.
재일 동포는 징용·징병된 사람들이나 그 후손들이다. 인간 이하의 노예 노동에 시달렸고 민족적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죽지못해 살았다.
도카이도(東海道) 철도의 침목 하나 하나가 조선인의 시체임을 알아야 한다. 최근에는 치마·저고리 사건이 일어났다. 30·40대 어른들이 10대 여학생의 치마에 칼을 대는 행위는 그 역사적 뿌리를 생각하게 한다.
다른 문제는 사소한 것들이다. 가해자인 일본이 사죄하고 보상하면 풀린다. 우리는 손실을 다 계산해서 받아내자는 것이 아니다.
600만명을 강제연행하고, 백수십만명을 학살하고, 20만 여성을 위안부로 끌고가 성노리개로 삼은 그 엄청난 피해를 어떻게 다 계산할 수 있겠는가. 성실한 자세를 보이면 우리도 성실하게 원한을 풀 것이다.”
/기사라즈(지바현)= 황영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