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투자 과당경쟁" "부실책임 분명하게"국정 2기의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는 민간위원들의 고언이 적지않았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한동 총리, 경제각료들은 이들의 조언을 주의깊게 경청했다.
먼저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너도 나도 북으로’의 현상을 경계했다. 박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하는 데 과당경쟁을 하면 안된다”면서 “이를 조절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회장은 “과거 인도네시아에서 우리 기업들끼리 과도하게 경쟁하다가, 손해를 보고 급기야 쫓겨난 사례도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충영 중앙대 교수는 “워크아웃이나 부실기업에 대한 책임을 보다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교수는 예금보장의 상향, 대북 지원을 위한 동북아 개발은행 설치, 남북간 비교우위 분야의 협력 등을 제안했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구조조정을 보다 철저히 하지않으면 제2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특히 기업개혁과 금융개혁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교수는 또“임금인상의 속도가 너무 가파른 데 물가와 임금을 조절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배영 식품개발연구원장은 “중산층 육성이 시급하며 경제정의를 위해 재산의 해외도피를 방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철 무역협회장은 “한반도를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발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국토개발계획을 한반도 전체를 놓고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국제사회도 국정 1기의 위기극복, 개혁을 평가하지만, 4대 개혁을 철저히 하지않으면 다시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면서 “매우 적절한 충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개혁은 끝난 것이 아닌만큼 국정 2기를 맞아 다시 긴장감을 갖고 금모으기의 심정으로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남북관계는 절대 서두르면 안되며 대북진출의 과당경쟁도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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