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사례발표, 특정약국위한 암호처방전...25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23일 제보를 통해 접수한 병원·약국간 담합 34건과 약국의 불법조제의혹 9건 등 총 43건을 적발, 발표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의약분업의 취지를 왜곡시키고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사례들”이라며 보건복지부가 신속히 사실확인을 하고 행정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하고 의·약사 및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병·의원 담합 및 불법조제 공동감시단’구성을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에 제안했다.
◆ 병원·약국 담합의혹 사례
충남 천안시 A의원은 병원 아랫층 약국만 알 수 있도록 약어처방을 함으로써 다른 약국에서는 조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웃 약국에서 처방전의 해독능력이 생기면 곧바로 약어를 바꿔버린다. 인천 부평구 B병원은 병원앞에 타인명의로 C약국을 개업, 의사들이 공공연히 이 약국을 지명해 처방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D약국은 E의원내에 의사부인인 약사가 일부시설을 개조해 약국을 개업했다. 경기 안양시 E약국은 F내과와 같은 층에 있으며 출입구가 같고 의원과 약국이 칸막이로만 구분돼 있다. G내과는 환자들에게 “다른 약국에서는 약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며 H약국으로 환자를 유도하고 있다.
◆ 약국 불법조제의혹 사례
경기 용인시 J약국은 의사 처방전없이 전문의약품을 판매했는가 하면 의사의 처방전이 있는데도 임의조제했다. 대구 K약국에서 임의조제한 약을 복용한 한 환자는 다리를 굽히지 못하고 입주위의 통증을 호소하다 인근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서울 쌍문동 L약국은 알레르기성 비염환자가 목의 통증을 호소해 약을 조제해 줬는데 복용 1시간뒤 심한 호흡곤란과 전신 두드러기, 얼굴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 인근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서울 신당동 M약국은 기침과 열이 나는 환자에게 해열제와 진해제를 조제해 줬으나 복용후 차도가 없어 국립의료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폐렴으로 밝혀졌다.
◆ 정부의 단속결과
보건복지부는 의약분업이 시작된 1일부터 22일까지 약사법 준수여부에 대한 단속을 벌여 임의조제 12건, 불법대체조제 14건을 적발했다. 임의조제 가운데는 의사의 처방전없이 전문의약품을 판매한 사례가 3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대체조제 가운데는 처방전을 따르지 않고 변경한 경우가 절반에 달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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