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소각장에 근무하는 직원이다. 소각장은 쓰레기만을 태우는 곳이 아니라 그 열로 보일러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그러나 타는 쓰레기와 그렇지 않은 쓰레기를 구별하지 않는 이들 때문에 각종 장비에 무리가 와 혈세를 낭비하는 경우도 있으며 가동률이 낮은 소각장도 많다. 쓰레기 소각장의 문제는 무엇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은 없나/백형렬·광명 소각장 중앙제어실
☞젖은 쓰레기 태우는 소각로 효율성 낮다
수분이 많은 음식물을 먹는 식습관, 장마가 있는 계절적 요인 등 우리나라 쓰레기의 수분비율은 외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쓰레기의 성분으로 볼 때 잔디 등 초목류 쓰레기가 20%정도, 음식물 쓰레기가 13%정도인 미국 등과의 비교는 어렵지만 비슷한 문화권인 일본의 주방쓰레기 비율 12-20%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전체 쓰레기의 30-40%가 음식·채소류라 쓰레기 소각장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소각로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한 방법인 소각로의 발열량은 99년 기준 전국평균 1,511㎉/㎏다. 2,000㎉/㎏를 상회하는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소각로의 효율성은 낮은 편.
이처럼 젖은 쓰레기가 들어올 경우, 경유나 LNG 등의 보조연료를 사용해야하고, 낮은 발열량 때문에 소각로에 무리가 가 기계의 감가상각 시기가 앞당겨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놀고 있는 쓰레기 소각장
하루에 50톤이상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대형 쓰레기 소각장은 현재 전국 17곳이 가동되고 있다. 가동일을 기준으로 한 전국의 가동률은 99년 현재 87.1%.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서울. 서울의 대형 소각장은 목동소각장(400톤), 노원소각장(800톤), 강남소각장(900톤)의 3개소가 있으나 가동률은 매우 낮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올1,010억원의 예산을 들여 99년 12월 완공된 강남소각장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별도비용을 지불해가면서까지 김포매립지로 쓰레기를 반출하는 등 반년 이상 소각장이 가동을 못하기도 했다.
쓰레기 소각장의 이런 낮은 가동률은 쓰레기 종량제의 정착에 의한 생활 쓰레기의 전반적 감소, 소각장 건설초기인 90년대초 당국의 잘못된 쓰레기 수요 예측, 주민들의 강한 지역 이기주의 등 여러 원인이 복합돼있다.
☞대안은 없나
2005년부터는 음식물쓰레기 등 불연성 쓰레기의 직매립이 전면금지돼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농가와 연결하는 방법 등의 쓰레기 유기화 노력이 가장 시급하다.
지나치게 거대 규모로 만들어진 각 소각장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찾는 것도 현안. 올해 4월 쓰레기 소각과 하수처리를 바꾸어하기로 한 경기 광명시와 서울 구로구의 경우처럼,‘환경시설 빅딜’이 유휴상태의 소각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서경대 행정학과의 김정훈(金貞勳)교수는 그러나 여전히 진정돼지 않는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할 수단으로‘자치단체단위의 지역종량제’를 제안했다.
“쓰레기를 배출하고 처리했을 때 지역단위로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주어야한다”고 주장하는 김교수는 자치단체별로 일정량을 초과한 쓰레기에 대해서 매립지로의 반입에 할증료를 부과해야하고 더 나아가 자치단체끼리 거래가 가능한‘매립권’을 준다면 소각장을 갖고있는 자치단체가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고,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보다 소각장으로 가는 것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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