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연극인들이 펼치는 1인극제가 다섯 돌을 맞았다.9월 공주민속박물관과 공주 문예회관 등 2곳으로 나뉘어 열리는 제5회 공주 아시아 1인극제. 국내 6작품, 외국 5작품이 기량을 겨룬다.
특히 해외 동포 연극·무용인들은 약속이나 한 듯, 조국애를 그린 작품으로 참가했다. 뜨거운 이산가족 상봉과 때를 맞춰 신선함을 더해 준다.
올 행사는 공주민속박물관 준공일인 1일에 맞춰 시작된다.
민속학자 심우성씨는 5년전부터 사재를 털어 공주민속박물관을 건립해 왔다.
민속극 자료관과 농기구 자료관, 자료 수장관 등 300평 규모의 박물관이다. 문화가 서울로만 집중되는 것을 걱정해 온 심씨는 자신의 묘터로 남겨 둔 고향 공주시 의당면 청룡리 357에 마지막 꿈을 심었다.
첫날인 1일은 지난 98년 전주 대사습놀이 장원 유창(41)씨의 ‘송서 삼설기’가 기대를 모은다.
대학이나 논어 같은 고문에 가락과 사설을 넣어 읊조리는 소리인 송서(誦書)를 오랜만에 들을 기회다.
일제 때까지만 해도 부잣집 서당이나 사랑채를 중심으로 유행되던 대갓집 풍류였다.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 79호 박해일의 특별 공연 ‘발탈’, 민요를 1인극적으로 엮은 김경배의 ‘배뱅이굿’이 공연된다.
오후 5시 재일 동포 안무가 고규미가 펼치는 ‘불새의 춤’은 노동자 전태일을 불새의 삶에 비긴다.
옌볜 조선족 리향숙이 2일 오후 3시에 공연하는 ‘두만강 물새’가 통일에의 염원을 담고 있는 점은 한국인이라면 다 알 수 있다.
곧 이어 오후 5시에는 재일 동포 배우 송부자의 ‘사랑할 때 기적은 일어난다’가 펼쳐진다. 일본에 고려역사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그의 염원이 담긴 무대다.
이밖에 인도의 1인 무용극 ‘쿠치푸디’는 인도 설화를, 일본의 마임극 ‘탈’은 그들의 전통 연극 노(能)를 재해석한 것이다.
올해의 목표는 아시아적인 1인극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다. 지금까지 서구적 모노 드라마와 혼동돼 온 아시아 고유의 1인극 맛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사무국장 심하용씨는 “서구 일인극이 대사(독백) 위주의 언어 연극이라면, 동양의 일인극은 악·가·무가 합일된 총체극”이라고 말했다.
한중일의 전통 연희의 원천을 무(巫)에서 찾아 파들어간 것이다. 4회까지 이 행사는 모놀로그, 판토마임, 인형극 등 서구적 무대까지 수용해 왔었다.
이 행사는 개최때마다 전통예술인 한 명을 선정, 소민(素民) 연극상을 수여해 왔다. 올 수상자는 경기민요 예능보유자인 묵계월씨가 선정됐다.
이 상은 전통 나무탈 제작의 대가 심이석(沈履錫)씨가 출자하여 운영돼 왔다.
9월 1일 오후 3시 승무 예능 보유자 심화영(86)씨가 이수생들과 함께 펼치는 축하 공연 ‘승무’가 개막식 행사의 압권으로 기대된다.
매년 9월 첫째 주말에 열려 온 관행을 따라 올해는 9월 1-3일 개최된다.
인터넷
http://www.folkdrama.net
(041)855-4933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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