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의 감격은 사각의 링 위에서도 계속된다.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조인주(30 ·풍산체)가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조총련계 동포인 홍창수(25)와 6차방어전을 갖는다.
프로권투사상 최초로 남·북의 선수들이 세계타이틀전을 갖게 된 것. 하지만 남·북의 두 젊은이는 대립이 아닌 남북화합의 새 장을 활짝 연다.
도쿠야마 마사요리(德山昌守)라는 일본명으로 알려진 도전자 홍창수는 조총련계 동포 3세지만 ‘조선인’의 자부심이 대단한 선수.
무명시절부터 ‘코리아는 하나’라고 새긴 트렁크를 입고 링위에 오르는가 하면 이번 타이틀전을 위해 자신이 직접 제작한 경기포스터 하단에도 우리말과 일본어로 ‘링의 세계엔 38선이 없다’는 글귀를 새겼다.
게다가 이번 타이틀전이 열리는 오사카 경기장에는 홍창수측의 제안으로 태극기와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가 걸리고 국가연주 대신 통일의 염원이 담긴 ‘우리의 소원’이 울려 퍼지게 된다.
“홍창수를 북한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로 여긴다”는 조인주는 22일 출국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해 타이틀전에 임한 뒤 경기 후 홍창수와 뜨거운 동포애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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