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쟁취한 동티모르가 새로운 국가를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정치·사회단체 협의체인 ‘티모르 저항협의회(CNRT)’는 21일 지역대표자 전체 회의를 갖고 헌법, 총선 등 건국 절차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독립의 구심점인 사나나 구스마오 CNRT 의장은 “21세기 세계 최초로 건설될 독립국가를 만들기 위해 민중의 지혜를 모으자”고 역설했다.
유엔도 당초 약속대로 2001년 8월까지는 독립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세르히오 비에이라 데 멜로 유엔 동티모르과도행정기구(UNTAET) 수석행정관은 “이르면 내달초 헌법 기초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11월까지는 헌법초안을 작성하는 위원회를 만들것”이라고 밝혔다.
UNTAET는 티모르인들의 행정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티모르인 4명이 포함된 새 내각을 발족시켰다.
하지만 동티모르의 독립은 새로운 ‘분단’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서티모르로 탈출한 23만명 중 13만명의 동족이 귀환을 거부한 채 반독립 투쟁에 나섰다.
과거 인도네시아 집권시절 공무원, 군인 등으로 부역했거나 주민투표에서 독립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주축인 난민들은 티모르 애국전선(UNTAS)이라는 정치조직을 결성, 영토 분할을 요구하며 무장투쟁을 개시했다.
동서 티모르 접경지역에서 도발이 빈발하자 유엔평화유지군(UNPKF)은 과거 인도네시아에 맞서 독립투쟁을 벌인 무장단체 ‘필린틸’을 소탕작전에 투입할 태세이다.
지난해 8월 30일 주민투표 이후 뜸했던 동족상잔이 주객이 바뀐 채 다시 발생할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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