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극단 '브레드&퍼펫' 내한 워크숍“졸업후에도 이들처럼, 사람들과 ‘직접’ 만나고 싶어요.”
작업장의 북새통을 비집고 김경희(24·한국예술종합연극원 무대미술과3)씨가 소리 높였다.
미국 실험극단 브레드 & 퍼펫(Bread & Puppet) 시어터의 워크샵이 한창 열리고 있는 과천 문원중 체육관. 연극적 대안의 풍경이 18일부터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그들이 이번에 갖고 온 작품은 ‘칸타 스토리아(노래 이야기)’. 인형, 그림, 깃발 등 소박한 도구를 이용, 노래와 함께 후기 자본주의 사회속 갖가지 인간 행태를 풍자한 내용이다.
이번에 특파된 단원은 제네비예브 외이야즈(45), 클레어 돌란(33) 등 중고참들이다.
버몬트 농장에서 공동체 생활 중인 이들은 미국공연이 끝나자마자 한국 워크샵을 위해 달려 왔다.
짐을 정리하지도 않고 체육관으로 직행한 이들을 함께 하는 세상, 춘천 무지개 인형극단 등 기성 연극인은 물론 미술가, 문화기획자, 학생까지 모두 30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맨발에다 방금 빌려 입은 옷차림으로, 두 사람은 노래와 간단한 오락으로 참가자들과의 벽을 금새 허물어뜨렸다.
한적하기만 하던 체육관은 30명의 워크숍 참가자가 빚어내는 웃음과 탄성, 즐비한 잡동사니로 시장 바닥을 무색케했다.
주최측인 여성문화예술기획(대표 이혜경)측이 1주일동안 시내 곳곳을 뒤져 긁어 모은 상자, 헌 옷, 호스 등 벼라별 것들 덕분이다.
1963년 ‘빵과 인형’이란 일견 낭만적인 이름으로 출발한 이들은 자본주의적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에 대한 반명제로 붙여진 이름이다.
월남전 당시 미국 유럽과 남미를 돌며 공연했던 ‘그레이 레이니’는 모성과 전쟁을 대비, 세계적 화제를 모았던 대표작이다.
반자본주의극단, 실험극단, 급진연극 단체라는 별호를 얻게 된 계기였다. 10대에 펑크 문화에 경도, 온 몸에 고리를 꿰달았다(피어싱)는 단원 돌란의 내력이 이들의 자유스런 성향을 말해준다.
워크샵 참여자 양지원(27·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4)씨는 “연극이 대관료 등 자본의 속박에서 벗어나 독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대표 이씨는 “연극이 생존을 위해 자본주의나 테크놀러지와 타협해 가는 요즘, 이들의 연극주의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고 말했다.
워크샵 공연은 23일 오후 4시 과천시민회관 야외마당에서 30여분 동안 열린다. (02)3476_0662-3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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