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황모씨는 97년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나 어릴 때부터 살던 정든 집을 팔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찬 집이 너무 아쉬워 생각 끝에 처남에게 나중에 형편이 나지면 다시 사들이기로 하고 시세보다 싼값에 팔았다.그 뒤 황씨는 다시 사업에 재기, 처남에게 판 집을 지난해 다시 사들였다. 이때 황씨는 그 동안 내조해 준 아내에게 감사한 마음에 집 명의를 아내 앞으로 했다. 그런데 올 초 세무서에서 아내의 주택취득이 증여에 해당되니 이를 해명하라는 통지가 황씨 부인 앞으로 날아 왔다.
해명을 못하면 황씨 부인은 증여세 2,000만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왜 증여세가 부과됐을까. 세법에서는 본인과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양도한 재산을 그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3년 이내에 다시 본인의 배우자 등에게 다시 양도한 경우에는 그 본인이 배우자 등에게 직접 증여한 것으로 본다.
약간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두번의 거래를 통해 A라는 사람의 재산이 A의 배우자 등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건네질 경우 이를 정상적인 매매가 아니라 증여로 본다는 것이다. 편법 증여를 막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황씨는 처남에게 집을 팔았고 처남은 산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다시 누나(황씨 부인)에게 팔았으니 이를 황씨가 부인에게 직접 집을 증여한 것으로 본 것이었다. 이 경우 증여가액은 처남이 누나에게 판 당시의 가액이 기준이 된다.
다만 배우자로부터 증여를 받은 경우 5억원까지 공제가 가능해 이 금액을 넘지 않는다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문의 (02)553-9088
김범태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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