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과 동화상 인터넷의 융합을 가져올 차세대 이동통신(IMT_2000) 면허취득에 뛰어든 유럽 이동통신업체간 인수합병(M&A)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의 차세대 이동통신 ‘유니버설 이동통신시스템(UMTS)’ 공매에서 선정된 업체들이 면허취득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문학적 사업비용의 조달방안에 대한 걱정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UMTS 공매결과가 나오자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번 공매에 참가, 면허를 취득한 브리티시텔레콤(BT), 도이체텔레콤, 프랑스텔레콤 등 모든 업체에 대해 신용평가 조정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S&P의 한 관계자는 BT의 장기신용등급이 현재 AA+에서 A로, 도이체텔레콤은 AA-에서 A-로, 스페인의 텔레포니카와 핀란드의 소네라는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각각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업체들은 또 18일 주가가 폭락, 하룻만에 모두 합쳐 167억달러나 손실을 입었다. 이날 텔레포니카의 주가는 5.3% 하락했으며 소네라는 2.0%, KPN은 5.6%, 허치슨은 3.8%가 각각 하락했다.
막대한 사업비용이 차세대 이통 사업에 참여한 개별업체에 재정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이런 시장의 우려는 결국 통신업체들의 M&A등 합종연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UMTS 면허를 딴 E_플러스 지분의 50%를 보유한 허치슨사는 공매결과 발표후 “공매가가 너무 높다”며 컨소시엄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E_플러스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한 네덜란드의 KPN은 허치슨의 지분인수는 물론이고 다른 파트너까지 찾아야 할 형편이다.
UMTS의 낙찰가 총액은 460억달러로 이는 지난4월 영국의 차세대이통 공매의 350억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역시 UMTS 사업자로 선정된 그룹3G 참여업체인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는 다른 선정업체인 도이체텔레콤, 프랑스텔레콤, 브리티시텔레콤 등과의 인수합병 등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영국, 네덜란드,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유럽 국가가 차세대 이통공매를 예정하고 있는 올해말과 내년초에는 독일 공매에 참여했던 유럽 업체나 컨소시엄들이 다시 짝짓기를 한 형태로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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