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1일 요미우리(讀賣)신문과의 회견에서 한일 양국 관계, 북일 국교 교섭 문제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_한일 양국 관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양국 관계는 극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1998년 당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와 일본 국민이 한국에 대해 깨끗이 사과한 것이 미래지향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 3차례의 일본 대중문화 해금에도 불구, 처음 생각했던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종·문화·지리적으로 가까운 양국의 선린 관계는 동아시아 전체의 안정에도 기여한다. 천황 방한에 대해서는 일본이 결정하면 우리는 언제든지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
_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 대한 인상은.
“김위원장은 북한에서 외부를 가장 자세히 알고 개방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이며 모든 결정권을 혼자 장악하고 있었다.
누구든 그와 매듭을 짓지 않으면 안된다고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총리에게도 말해 주었다. 그래야만 북일관계도 제대로 진전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_국교정상화 교섭 등 북일관계에 대해서는.
“김위원장은 일본에 대해 결코 나쁘게 얘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누가 그와 만나 얘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북관계가 좋아진 것이 북일관계 개선에 이어지지 않으면 안되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는 북한도 해결 의욕을 갖고 있다고 본다. 하나 하나 현안을 처리하기보다는 일괄 처리하는 쪽이 보다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도 미력이나마 지속적으로 북일관계 개선을 위해 협력할 것이다.”
_일본인 납치문제나 미사일 문제를 김위원장과 얘기했는가.
“핵문제에 대해서는 제네바협정을 엄격히 지키고 남북의 비핵화 공동선언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남북관계의 원만한 진전이 어렵고 동북아의 긴장이 심화한다고 얘기했다.
이 문제는 (북일) 양측이 원만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며 (한국은) 이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이에 대해 듣기만 했다.”
_주한 미군 문제에 대한 대화 내용은.
“김위원장은 통일후에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나는 구한말의 예를 들어 미군이 없으면 진공상태가 빚어져 주변 중·러·일의 주도권 쟁탈전으로 한반도가 다시 커다란 영향을 받을 것임을 강조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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