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현대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기호음료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평균 352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하루 1잔 꼴이다.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기분전환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마신다는 사람도 있다.
커피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커피는 기호식품일 뿐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정상인의 경우 하루 4잔까지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동안 커피를 주제로 발표된 국ㆍ내외 의학논문은 모두 3,000여건.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을 중심으로 커피와 질병과의 관계를 알아 본다.
■위장질환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증가시킨다. 위ㆍ십이지장궤양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4.6배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있다. 위장의 운동성을 떨어뜨려 기능성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담석증
카페인은 담낭 운동을 촉진하고 담낭액의 흡수를 떨어뜨려 담석증의 발생위험을 낮춘다. 최근 4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결과 담석증 예방효과도 확인됐다.
■ 유방암
커피를 많이 마시면 유방종양(양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있어 왔으나, 최근 대규모 역학조사 결과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노르웨이에선 마른 여성이 커피를 마시면 유방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췌장암
커피는 한 때 췌장암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연구 결과 췌장암과 커피의 관련성은 위험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가 췌장암의 발암물질로 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게 국제암연구협회의 결론이다.
■골다공증
커피는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 농도를 증가시켜 골밀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대퇴부 골절 위험이 2~3배 정도 높다는 보고도 있다.
■방광암
방광암의 위험 요인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흡연 49%, 커피 23%, 채소 섭취 부족 16%, 방광염 경험 12%, 직업 4% 등이다. 커피를 마시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방광암이 2배 가량 더 걸린다는 보고도 있다.
■콜레스테롤
커피를 한 잔 마실 때마다 콜레스테롤이 2㎎/dL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이는 물질은 커피 속의 '카페스톨(cafestol)'. 하지만 이 물질은 대부분 필터에 걸리기 때문에 원두커피를 마시면 큰 문제가 없다.
■관상동맥질환
20여년 전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2.5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으나, 최근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간
커피를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효소 수치(GGT)가 낮고 술을 마셔도 간 손상이 적다.
커피 복용자는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간경화 발생률이 5분의 1에 불과했다. 커피 성분 중 카페스톨이 혈중 중성지방의 수치를 높이고 GGT농도를 낮추는 등 간기능 보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압
카페인은 혈압을 상승시킨다. 하루 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수축기 혈압은 2.5㎜Hg, 이완기 혈압은 1.2㎜Hg 정도 더 높았다. 이런 결과는 젊은층과 고혈압 환자군에서 더 두드러졌다.
■임신과 수유
하루 7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저체중아 출산이 늘고 임신 시기가 늦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동물실험 결과 커피는 기형아 출산, 조산 등을 증가시켰지만, 사람 대상의 연구에서는 아직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 다이어트
유럽에선 커피 다이어트가 유행이다. 카페인은 이뇨작용으로 물살을 제거하고 지방분해를 촉진하며 기초대사량을 높임으로써 칼로리 소비를 늘려준다. 단 우유나 크림 등을 섞어 마시는 것은 금물. 단백질이 카페인과 결합해 카페인의 흡수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정신건강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기억력, 추리력 등이 향상된다. 이런 결과는 노인에게 더 두드러진다. 카페인은 자살을 방지하는 항우울효과가 있다. 자기 전에 커피를 마시면 불면증 환자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 카페인
커피 한 잔에는 40~108㎎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차(30~70㎎), 콜라(30~45㎎), 초콜릿 바 (30㎎), 자양강장제(30㎎) 등 다른 식품에도 들어 있다.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심장, 위장 등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위해 카페인 제거 커피도 나와 있다. 원두를 볶기 전에 특수공정을 거쳐 카페인을 97% 정도 제거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도 소량이지만 2~4㎎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인스턴트 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레귤러 커피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카페인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갈 수 있으며 모유를 통해 영아에게도 전달된다. 카페인은 알코올로이드성 물질로 체내에 들어오면 5분 내에 신체 각 부위로 퍼진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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