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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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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입력
2000.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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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이모(38)씨는 요즘 우체국 다니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등기나 국제우편을 보낼 때나 간간이 들르던 우체국이 이제 이씨의 ‘주거래 금융기관’이 된 것이다.이씨가 우체국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지난해말 인터넷용 데스크탑 PC를 구입하면서부터. “인터넷을 통해 스타크래프트를 해보는게 소원”이라는 9살 아들의 성화에 못이겨 이리 저리 물색하다 우체국의 국민컴퓨터 적금에 가입했다. 2개월분만 미리 내면 컴퓨터를 장만한 뒤 나중에 할부금 형식으로 돈을 갚아나가면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어디 그 뿐이랴. 우체국에 비치돼있는 금융상품 안내 팜플릿을 뒤적이다 전액 예금보호가 된다는 안내글을 보고 A은행에 예치해뒀던 정기예금을 우체국으로 옮겼다. 저축성 보험의 예정 이율도 연 9%로 보험사의 다른 보험에 비해 1%포인트 가량 높아 ‘알뜰적립보험’에도 가입했다. 우체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지방 특산물을 구입하는 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 우체국의 7월말 총 수신고는 20조4,000억원.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에 비해 3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은행 중에서 국민·주택은행이 9조~10조원의 수신고가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 우량은행으로 꼽히는 신한·하나은행의 수신증가액이 2조~3조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우체국의 수신증가액은 엄청난 상승세다.

우체국이 ‘차세대 금융기관’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원리금이 전액 보장되는 국가 금융기관이라는 독보적인 안정성 때문. 내년부터 각 금융기관별로 원리금 2,000만원까지만 보장되기 때문에 해당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2,000만원 이상의 예금은 손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체국은 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안전지대’인 셈.

안정성을 갖추었다고 수익성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7.8%로 우량은행들이 연 7.0%의 금리를 적용하는데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3년 이상 장기저축 금리도 연 10~11%에 달해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우체국은 ‘금융상품 백화점’우체국에는 온갖 금융상품이 비치돼있다. ‘금융상품 백화점’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확산되기 시작한 ‘방카슈랑스(은행+보험)’는 우체국에서는 이미 확고히 자리잡았다. 은행들이 자리 한 켠을 내주고 보험판매를 대행해주는 게 고작인 것과 달리 우체국은 전체 수입의 30% 이상이 보험수입료로 채워지고 있다.

우체국 직원들이 직접 판매에 나서 사업비를 절감, ‘저렴한 보험료, 높은 이율’을 내세울 수 있었던 것. 특히 올초 출시된 ‘올카바암보험’은 6개월새 30만건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인터넷 뱅킹도 어지간한 은행을 능가한다.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www.koreapost.go.kr)에 들어가 인터넷뱅킹을 클릭하면 입출금, 계좌이체 등을 단숨에 처리할 수 있다. 또 이르면 이달말께는 기존 우편환 기능을 응용한 ‘인터넷 경조금 배달서비스’를 개설할 예정. 계좌이체 등을 통해 부조금이나 축의금을 전달한다는 게 껄끄러운 고객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삼성카드 및 LG캐피탈과 제휴를 맺고 우체국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7월부터는 계좌잔액 범위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도 출시했다. 인터넷 PC를 장만하려는 고객들을 위한 ‘국민컴퓨터 적금’은 현재 계좌수가 20만개를 넘어서는 등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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