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토종 한방의약업체인 솔표 조선무약의 부도는 의약분업 실시의 첫 희생양이자 제약업체 판도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조선무약 관계자는 20일 “주력제품인 우황청심원과 솔표위청수 쌍감탕 등이 모두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이후 약국들이 전문의약품 구입을 위해 일반의약품의 현금 결제를 미뤄 매출감소와 자금압박에 시달려왔다”며 “병원납품 중단과 주요거래처인 영세 동네 약국들이 올들어 많이 폐업한 것도 부도의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실제 거래처 수금이 예년의 20%에도 미치지 못했고 지난해 600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올들어 30%이상 줄었다.
한방 생약재로 국내외에 탄탄한 영업기반을 가지고 있는 조선무약은 19일 서울은행과 신한 하나 한미 평화은행 등 5개 은행에서 돌아온 39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비상장 기업인 조선무약은 7월 7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냈었다.
주거래 은행인 서울은행 등 채권단은 21일 오후 채권단 회의를 열어 회사처리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조선무약 고위 관계자는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고 영업조직도 문제가 없는 만큼 은행거래만 제약을 받을 뿐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면 정상영업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25년 한방의약 분야 민족기업으로 설립된 조선무약은 솔표 우황청심원을 개발, 한방 대중화를 이끌어 왔으며 1954년 현 경희대 한의대의 전신인 동양의약대학을 설립하고 1968년부터 일본과 중국 등에 우황청심원을 수출해 왔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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